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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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1 2005. 8. 8. 11:53
 

      

        선인장사랑


 말라버렸다. 혈관 속을 흐르는 붉은피톨의 따뜻함도, 동공 속을 떠다니던 시린 얼굴도, 가슴 속을 훑어 내리던 얼음조각들도 모두 사막의 모래가루에 뒤덮여버렸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 다짐을 했건만, 제 몸속의 물방울들은 죄다 쏟아놓고 어쩌자고 사막에 누워 하늘에 삿대질만 해대고 있나. 잊을 만하면 모래 한 줌 뿌리고 도망가는 칼바람아 한 번씩 휘돌아가는 어지럼증에도 펄펄 끓는 뜨거운 발림에는 어쩔 수 없이 제 가슴 찌르는 마른 가시바늘이 되는구나. 마른하늘에 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