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간빙기 -그 밤이 나를 두고.2 / 오정국

주혜1 2005. 12. 21. 13:52

금요일까지만 이 마음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때까지만 당신을 향해

열려있겠습니다.

 

흘러가겠습니다. 그 밤이

나를 두고 떠나갔으니

 

마타리꽃을 물고 서 있던 밤이

늪처럼 질퍽하던 그 밤이

 

나를 두고 떠나갔으니, 이 마음은

당신을 향헤 이렇게

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물이 휘어져 산모롱이를 돌아가듯

 

금요일까지입니다

 

철새들이

놀을 속으로 흘러가듯

내 입술이 당신을 향해

꽃처럼 피어 있겠습니다 이윽고

 

내 얼굴이 캄캄하게 얼어붙는그때, 그때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