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1
2006. 11. 24. 18:03
눈물(la grima)
우리가 와인잔을 부딪칠 때
당신은 와인밖에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 너머까지 봅니다.
당신의 눈 속에 든 나를 보고
내 눈동자에 고인 눈물을 봅니다.
포도가 열린 나무를 보고,
그 나무가 맞아야 하는 비바람을 봅니다.
그 열매를 딴 손,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으로 가야 할 철새를 보고
그 철새가 짝을 만나기 전에
가지고 있었던 색깔을 봅니다,
당신의 입술에 닿는 와인에 취해
내 눈물은 너무 멀리 흘러가
언제 울었는지 알지도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