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김경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김경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 안의
빨간 나무 지붕이 있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극중의 한 기혼 중년 여인과 한 중년 독신 남자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네.
그리고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헤어졌다네.
불륜의 사랑이었으므로
그러나 그것이 생(生)의 첫 번째 진정한 사랑이라는 데 문제가 있었네.
일생 중에 진정한 사랑은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 남자는 늙어 죽기 전에 그 여인에게
일생중에 진정한 첫사랑이었노라는 마지막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품에 고이 안던, 이젠 백발이 성성해진 그 여인도
죽고 나서야 남겨둔 편지로 자녀들에게 고백했다네.
아름다운 불륜을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진실한 사랑을 위해
죽기 전까지 가슴 깊숙이에 간직하고만 살았던 그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내가 서 있네.
일생 단 한 번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우리 사랑을 방해하던 검은 운명과 대결하러 가네.
하지만 거대한 힘의 운명에 형편없이 매만 맞고서
내 사랑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헤어지고
함께한 시간들만 추억하며 한없이 쪼그라드네.
그런 사랑은 끄기 위해 켜둔 촛불
밝지만 서러운 그 빛 안에서 피었다 지는 수선화였네.
사랑했던 마음들이 땅으로 추락한 여름 과육처럼 멍이 드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일생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서 있네.
그러나 단지 나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운명 때문에
내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있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아프고 그 남자와 여자가 아프고
내가 아프고 내 애인이 아프고
그 사랑이 범인이고 세월이 공범이고 삶이 방관자였네.
영화 안에서나 영화 밖의 세계 속에서도
그 남자와 그 여자와 나와 내 애인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숨겨진 투명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네.
그러나 나는 아직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가 본적이 없네.
출처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김경수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