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사랑은 자기 전부를 내어주며- 주님 만찬 세족례

주혜1 2007. 4. 5. 13:32

사랑은 자기 전부를 내어주며

요즈음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청춘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른 종류의 사랑 이야기도 적지 않다.

부모와 자식 간의 깊은 사랑 이야기며,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 이야기도 있다.

어린 시절 추억의 순수한 우정도 있고 노년의 진정한 이해와 포용을 다룬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도 젊은 남녀들의 성숙하지 못한 사랑이나 잘못된 생각의 사랑 이야기를 펼치는 것은

그런 이야기 전개를 거쳐서 사랑의 본질, 본래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의도인 것 같다.

이런 종류의 미성숙한 사랑 이야기에서는

흔히 사랑의 본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부작용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사랑에 대한 이해가 자기 중심적일 때, 상대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완력으로 밀어붙일 때

그런 갈등이 생겨나고 참사랑의 관계가 잘 설정되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렇다. 참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이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월한 위치에서 상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 사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항상 생각하고 위해준다.

 

우리는 사순절을 지내고 있다.

사순절이 막바지에 이르면 부활을 맞이하는 데 가장 가까운 시기가 ’성삼일’이다.

부활절은 교회 생활 절기의 절정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크고 깊으신 사랑을 드러내주는 결정판이다.

성삼일은 여기에 가장 근접한 준비기간이다.

 

성삼일은 성목요일, 성금요일(주님 수난 금요일), 성토요일(부활 성야)이다.

이미 사순시기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인 은총과 축복을 체험하지만,

이 성삼일 동안 그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부활 성야를 앞둔 성금요일에 ’모든 것을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제사를 묵상한다면,

성목요일에는 당신 자신을 ’무한히 낮추시고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겸손한 사랑을 묵상한다.

 

그렇다면, 성목요일의 경우 이날을 기념하는 역사는 어떤 과정을 거친 것일까?

본래 성삼일 전례는 예루살렘의 전례에서 유래하였다.

예루살렘 순례지에서 부활을 앞두고 거행하였던 전례였다.

그래서 성사적 전례가 아니라, 교리교육적이며 신비교육적인 전례이다.

 

성목요일이 되면 예루살렘의 ’순교 성당’(Martyrium)에서 두 번의 미사를 거행하였다.

첫째 미사는 사순시기의 단식을 마감하는 미사였다.

사실 단식을 실천하였던 수난시기에는 성찬례를 거행하지 않았다.

그것은 성찬례가 이미 ’먹고 마시는 잔치’이므로 단식 중에 거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미사는 특히 사순시기 동안 이름을 등록하고 실천하였던 ’참회자’들과 공동체의 화해 예식으로 마련된 것이기도 하였다.

 

세족례.bmp
1.26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