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물거품
주혜1
2008. 3. 26. 10:26
물거품
이사라
계곡에 앉아 무심히 눈길을 주면
작지만 단단한 인연에 걸려 넘어지는 물의 줄기를 본다.
물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나오는 것이리라
아주 죽기도 힘들고
살아나오기는 더 힘든 사람들
물거품처럼 온 몸이 부서져 돌아온다.
오늘도 물거품 속에서
한 아이가 운다
길 없는 길이 아팠다고
한 엄마가 운다
길 없는 길을 걸어왔다고
입양 간 아이가 이국의 발음으로 돌아와
고국의 저녁을 글썽거리게 한다.
오늘도 협곡을 지나온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바라보는 바다는 먼 곳일수록 푸르고
물결치는 분노가 새처럼 배회하던 날드로 있었고
기억하는 냄새가 있는데
죽을듯이 아파서 돌아가려는 사람이 기억 못할 리가 있으랴
계곡의 밤은 더 깊고
어두은 것이 더 선명한 어둠을 품고
절망이 절망을 볼 수 없게 되면
쉽게 죽을 수 없는 것들의 아름다움이
물거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