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김주혜
물어보자.
고개 떨군 꽃,풀,나무야
아무도 찾지 않는 이 험한 숲속을 어찌 견디느냐
꽃과 색채와 향기, 온갖 새와 짐승들에게
온전히 자리를 내어주니 행복하다고?
다시 물어보자
우리 어머니 어찌 살아오셨는지
자식 위해 온전히 삶을 내어주고
저 세상 가실 때 행복하셨는지
아니, 아니지
어머니 향기로 가득 찬
내 살과 피, 온몸 구석구석은
영원히 잠들지 않는 거대한 숲이 되었지
그 푸르름 속에 사랑의 열매가 들어있고
그 푸르름 속에 내 생이 이어지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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