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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훈련은 필요한가?

주혜1 2010. 1. 5. 09:59

<논제>
다음 제시문에는 24시간 동안 80kM를 걷는 보행제에 참가한 학생들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유형의 단체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근거를 2가지 이상 들어 서술하시오.

<유의사항>
1. 반드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
2.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제목을 달 것
3. 단체 훈련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포함할 것
4.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000자 내외(900~1100자)로 쓸 것

<제시문>

괜찮을까, 아직 견딜 수 있을까 모르겠네.
큰 돌을 밟아버리고는 그 아픔에 혀를 차면서 다카코는 불안을 억눌렀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따끔따끔 아파 신발 속에 침봉이라도 깔았는가 싶을 정도다. 종아리는 이미 더 이상 무리라고 할 정도로 부어 있고, 무릎도 지쳐 있다. 무엇보다 다리가 올라가지 않게 되어 대단찮은 계단이나 작은 돌에도 휘청거린다.
이런 상태인 것이 자신뿐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다 보니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허약한 게 아닐까 불안해진다.
의외로 피곤한 것은 눈이다. 하루 종일 초행길을 걷고 있으니, 눈은 필사적으로 주위의 정보를 모으고 있다. 손목시계를 보면서 좀처럼 초점이 맞지 않아 눈을 깜빡이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물론 등도 아프다. 륙색을 짊어지고 있는 어깨의 통증과 이어져 버려, 륙색과 등 사이에 판자가 한 장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육체적인 고통을 자각해 버리면, 그것은 금세 전신을 감싸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통증이 전신을 꿰뚫어 안쪽에서부터 조금씩 정신을 무너뜨리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게, 시작하기 전에는 좀더 극적인 것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저 걷는 것뿐이라 별다른 것도 없고, 대부분은 힘들어서 아주 질려버리는데, 지나고 나니 즐거웠던 것밖에 생각이 안 나.”
“맞아, 맞아.”
“그래서인지 수학여행보다 이게 더 좋아. 졸업한 선배들이 그렇게 말하는 거 이해하겠어.”
“ 응. 나도 이쪽이 더 좋아.”
특별할 것 없는 대화가 편안했다.
다카코는 문득 안나의 말을 떠올렸다.
모두 함께 걷는다. 단지 그것뿐인데, 신기하네. 단지 그것분인 것이 이렇게 어렵고, 이렇게 엄청난 것이었다니.
눈앞에 이어지는 것은 희끄무레한 외줄기 흙길이다. 미와코 일행은 한 무리가 되어 한참 앞을 왁자지껄 걷고 있다. 다카미 고이치로도 , 우치보리 료코도, 도다 시노부도,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신뢰하는 친구가, 떨어져 있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아직 밭 가운데였지만 주위에 조금씩 주택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아 시가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멀리 떨어진 국도에는 교통량이 늘어 차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세상이 한층 밝게 느껴진다.
<온다 리쿠, 밤의 피크닉 중에서>

<출제 의도>
만약 하루 24시간 동안 오직 걷기만 하는 학교 단체 훈련 과정에 내가 참가하고 있다면?제시문은 그런 상황을 전제로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고교 3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오직 걷기만 하는 학교의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현재 우리 나라 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단체 생활에서 이렇게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개인에게는 특별한 경험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악몽의 일종일 수도 있다. 여기에 강제 징집의 형태인 우리 나라 병역 제도에 대한 생각을 곁들일 수도 있다. 더불어 학생들이 진지하게 이런 단체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 의견을 작성해 보게 함으로써 강제성을 띤 단체 훈련이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