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아버지별.1 -물

주혜1 2011. 12. 28. 07:44

 

 

아버지별.1 -물

 

             김주혜

 

저승밥 한 술 떠

굳은 입속으로 털어넣으며

눈 감기고

귀 막고

나무못 쾅쾅 치고

징소릴 떠나보낸 별

오늘도 나는

그 별의 그림자를 찾아 떠난다

초록빛 갈기 날리며

작은 이슬처럼 찰캉찰캉

풋울음 울고 있는 별

저 익숙하고 투명한 기억의 별이

천 개의 눈을 가진 아르쿠스로

자리바꿈을 한들

한 번 떠난 저 별이 되돌아올까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선사시대, 그 지워진 토굴로 돌아가

그 돌 밑에 얼굴을 묻고

눈 뜨고

굳은 입 열리는

한 웅큼의 신선한 물이 되고 싶다.

출처 : 청춘대학교(남녀공학)
글쓴이 : 주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