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의 미래
주혜1
2012. 1. 31. 03:57
이광호, 「사랑의 미래」
달이 ‘아스피린’ 같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다. 달의 이미지가 통증과 연관된다면, 그건 차고 기우는 달의 시간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함께 달을 보았던 기회는 많지 않았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뭔가에 쫓기듯이 골목길을 돌아가다가, 그들은 어두운 모퉁이에서 충동적으로 짧은 키스를 나누었다. 좀더 긴 입맞춤의 시간이 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으로 아직 열려 있는 서로의 입술을 손으로 더듬었다. 손가락의 지문과 따뜻한 입술의 주름이 뒤섞였을 때, 그들 머리에 농담처럼 떠오른 달을 보았다. 아쉽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입술을 둘러싼 관능의 자리를 달의 오래된 관능이 대신하게 되었다. 완전한 원을 이루지 못한 그 달의 불완전함은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시간의 은유처럼 느껴졌다.
그 달은 아주 작은 빛과
시간의 조각들로 기워진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약간 이지러진 그 달이, 차오르는 달인가 기우는 달인가를 확신하지 못하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기본적인 과학적 상식의 차이는 그들이 통과하고 있는 시간에 관한 태도의 차이를 암시했다. 그녀의 눈에 그 달은 기우는 달이었지만, 그는 그 달을 차오르는 달로 호명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들 사랑의 위치에 대해 비교적 냉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에게 때로 아픔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그들의 사랑에서 그믐의 이미지를 보았다면, 그는 그것을 초생의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싶어 했다. 그녀에게 그의 소망적인 해석은 가끔은 고마운 것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다른 통증을 불러올 수 있는 ‘희망의 독’처럼 느껴졌다. 그의 끈질긴 희망은 시간의 불안을 견디려는 헛된 주문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사소한 희망을 가져야만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그의 괴로움을 그 축축한 손바닥을 통해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 역시 그들 사랑의 시간을 관장할 수는 없었다.
시간의 조각들로 기워진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약간 이지러진 그 달이, 차오르는 달인가 기우는 달인가를 확신하지 못하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기본적인 과학적 상식의 차이는 그들이 통과하고 있는 시간에 관한 태도의 차이를 암시했다. 그녀의 눈에 그 달은 기우는 달이었지만, 그는 그 달을 차오르는 달로 호명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들 사랑의 위치에 대해 비교적 냉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에게 때로 아픔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그들의 사랑에서 그믐의 이미지를 보았다면, 그는 그것을 초생의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싶어 했다. 그녀에게 그의 소망적인 해석은 가끔은 고마운 것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다른 통증을 불러올 수 있는 ‘희망의 독’처럼 느껴졌다. 그의 끈질긴 희망은 시간의 불안을 견디려는 헛된 주문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사소한 희망을 가져야만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그의 괴로움을 그 축축한 손바닥을 통해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 역시 그들 사랑의 시간을 관장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