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오석烏石

주혜1 2015. 2. 15. 15:58
    
           오석烏石
                                         김주혜
    길 떠난지 석삼 년 줄곧 당신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때로는 썰물이다가 때로는 밀물이다가 한나절 끼룩끼룩
    울어대는 눈먼 갈매기다가 마침내 다 닳아버린 외진 바
    닷가 검은 돌이 되었습니다. 몇 날 며칠 화강암 주위를 
    맴돌다 멋진 말 한 필을 끌어 낸 어느 조각가에게 당신
    안에 든 나를 좀 꺼내달라고 부탁해 보렵니다. 모든 돌
    이 다 보석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눈길 한 번 받아보
    지 못하고 이대로 바람결에 스러지느니 새까맣게 타버린
    내 속내만이라도 보여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