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이어지는 생명과 사랑— 모든 성인의 날, 미리 열리는 하느님 나라의 잔칫 날1. 잎이 진 자리로 하늘이 들어옵니다가을이 깊어 갑니다. 동검도 채플 둘레의 나무들이 하나둘 잎을 내려놓고, 여름내 그늘이 머물던 자리에는 맑고 서늘한 하늘이 들어섭니다. 물 빠진 갯벌의 가느다란 물길은 저물어 가는 빛을 먼 바다 쪽으로 조용히 실어 나릅니다.떨어진 잎에는 비를 견딘 자리와 벌레가 갉아 먹은 자리,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마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저 작은 몸으로 한 계절을 살아 낸 잎은 이제 흙으로 돌아가 다른 생명의 뿌리를 덮어 줄 것입니다. 자연은 그렇게 제 빈자리를 스스로 메우며 다음 계절로 건너갑니다.그러나 사람의 떠남은 그처럼 순하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함께 늙어 가리라 여겼던 이들이 먼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