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338

계란후라이와 닭알부침

분단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2018년 8월 행사를 마지막으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중단됐고 지금은 북한이 모든 대화 채널을 끊은 상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공덕역 근처 빌딩의 한 층을 쓰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에서는 제86차 남측편찬위원회 회의 및 공동회의 20주년 기념 자체 평가회를 조촐하게 가졌다. 물론 북측에 연락할 방도는 없었고, 그쪽 편찬위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김대중 정부 때 햇볕정책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추진됐고, 노무현 정부 때 업체 입주가 시작됐다. 남과 북의 문화·관습·체제 같은 것이 많이 달라 이질감이 큰데 언어마저 다르면 화합을 위한 논의조차 불가능하게 될 거라는 걱정을 남쪽의 학자들이 했고 북쪽의 학자들도 동의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

스토리1 2025.02.18

신은 모든 곳에....!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중에서 류시화 / 정채봉 엮음꿈에서 어머니를 만나면 나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친다. "엄마. 엄마가 살아 계셨네. 엄마가 살아 계셨네!" 어린아이처럼 어머니에게 매달려 이것이 꿈은 아니겠지 하고 불안해 하며, 말을 멈추면 그새 어머니가 사라질세라 연신 이야기를 한다. “엄마, 이제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 이제부턴 내가 정말 잘할게"- 배금자 어머니가 아무 예고도 없이 내 거처로 불쑥 찾아오신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그때 내 손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점심상을 차려드렸다. 혼자 사는 아들의 음식 솜씨를 대견스럽게 여기셨다. 그날로 산을 내려가셨는데, 마침 비가 내린 뒤라 개울물이 불어 노인이 징검다리를 건너가기 위태로웠다. 나는 바지..

스토리1 2025.02.05

찰나 같은 이 세상...!

찰나같은 이 세상, 섬광처럼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입니다!한달전 이미 지난 해와 작별인사를 하고 새해를 맞이했지만, 오늘 설날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마음,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좋습니다. 새해 벽두를 맞이할 때 마다 드는 한 가지 느낌이 있습니다. 야속하게도 세월이 어찌 이리 빠른지, 돌아보니 그야말로 활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빠르게 건너온 세월입니다. 다들 한분 한분 먼저 떠나가시니, 이제 곧 내차례겠지, 하는 생각에 인생의 덧없음을 온몸으로 깨닫습니다.그래서 설날 때 마다 새롭게 마음을 다잡습니다. 꽃같이 좋은 시절 만끽했으니, 미련이나 아쉬움 내려 놓고 이제 남은 날들 하루하루에 감사하면서,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주님과 교회와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스토리1 2025.01.30

나는 세상에 칼을. ..!

“나는 세상에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태10,34) ?예수님이 어찌하여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예수님은 어느날"나는 이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복음 10장 34절)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복음선포이 가져오는 분열과 갈등을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칼"은 문자적인 폭력이 아니라, 진리와 복음이 세상에서 가져올 충격적인 분리와 결단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예수님은 하느님의 진리를 세상에 가져오셨고, 그 진리는 기존의 죄와 불의한 체계, 인간적 욕망과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리를 따르는 삶은 필연적으로 세상의 가치관과 대립하며, 이로 인해 갈등과 분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예수님의 말씀은 복음이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그분을 따르..

스토리1 2025.01.23

궤변의 꽃

궤변의 꽃이 만발한 공화국에서우리는 어떻게 궤변에서 진실로, 분열에서 연대로 나갈 수 있을까?궤변(詭辯, sophistry)이란 얼핏 들으면 옳은 것 같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둘러대어 논리를 합리화시키려는 허위의 변론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말도 안 되는 말을 가리켜 ‘궤변’이라 해야 할 것이다.온갖 거짓말이 참말로 둔갑하여 온 나라를 들쑤셔 대고, 선한 사람들의 양심에 무서운 빨대를 꽂아 착혈과 수혈을 서슴지 않고 있다. 혼란과 혼란이 거듭되는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 경제, 사회적 무질서 속에서 끊임없이 위기 경고를 보내고 있다. 끝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국가가 되고 있다. 이 불안정으로 주가는 급락했고, 환율 불안정은 외환 위기가 코 앞에 와 있어 경제는 끝없이..

스토리1 2025.01.04

슬픈 시대의 괴물 출현기

2024년 겨울 묵시록- 조광호신부때는 2024년 12월 3일. 엄동의 한밤중무궁화 나무에 썩은 오징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이 무슨 해괴하고 불길한 징조인가?오징어 게임 영화에 나오던 ‘얼굴 큰 여자’를 쏙 빼닮은 외눈박이 큰 얼굴,아니, ‘외눈박이 얼큰’이 아닌가?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이게 무슨 일인겨?잠자리에 든 온 국민에게 ‘오징어 게임’ 비상을 거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다.지금부터 내 맘에 안 드는 놈들과 나를 괴롭히며, 까부는 놈들은 모두 꼼작 마라움직이면 가만 안 놓아둘 거다’아직도 잠이 덜 깬 사람들과 달콤한 선잠에 취한 사람들은서로 어깨를 흔들며 내 정신이 옳은가?내가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비비고 코를 비비며하하 저놈..

스토리1 2024.12.18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

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요.저와 마찬가지로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 이었습..

스토리1 2024.12.13

어젯밤에...!

어젯밤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온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들이대는야만적이고 기습적인 경악의 막장 드라마 계엄 선포는끔찍하고 놀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그러나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어떤 모양으로든지모든 가해의 흔적은 남는다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전시 사태 국가비상사태의 대응하는계엄 선포가 아니라오히려 엄청난 비상사태를 만들고 있었다.무장한 계엄군이 의사당을 장악하려는 위법적 난입으로의사당 창문을 깨부수고 국회 본회의장 난입을시도하려는 순간은 모든국민 가슴에 총부리를 대는 순간이었다.어찌하여 이 모양이 됐는지어찌하여 사람이이 모양이 됐는지신군부 보다 더 유치찬란한 위법적 사태는 반헌법적 폭거로단순 우발사건으로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된다.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상태에서그냥 넘어가면. 그 너머 또 다른 일곱 마..

스토리1 2024.12.04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기쁨의 날, 종말!사흘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와 진눈깨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늘 잔잔하던 바다도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표지판이 넘어지고, 그간 용케 버티고 있던 단풍들도 모두 떨어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가을에서 한겨울로 넘어온 느낌입니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이 세상 것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물건들도, 죽고 못 살던 인연들도, 목숨처럼 중요시 여겼던 일도, 직책도, 사랑도, 젊음도 다 사라져간다는 것입니다.따지고 보니 끝도 없이 순환을 거듭하는 자연, 부침을 거듭하는 인간사야말로 인생의 참된 깨우침을 주는 큰 스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예수님께서도 이러한 진리를 명확히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이..

스토리1 2024.11.29

작고 가난한 사람들 앞에 허리를 숙이는 섬김과 봉사의 왕,

왕이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어찌 보면 세상 불쌍한 존재가 왕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것은 빛깔 좋은 개살구나 비슷합니다. 나라 전체를 책임지고 있으니, 그의 머릿속은 수백 가지 근심 걱정거리들로 가득합니다. 나라가 태평성대면 괜찮은데, 세상의 나라가 어디 늘 그럴수가 있겠습니까? 어떤 때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고, 어떤 때는 예기치 않았던 대참사도 벌어지고, 이웃 나라들 지속적으로 찝쩍대고, 차라리 왕이고 뭐고 다 던져 버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할 것입니다.세상의 모든 왕들이 겪는 고초입니다. 세상의 왕권이라는 것, 그렇게 부질없는 것이고, 보잘것없는 것이고,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그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자질이나 품성이 지극히 결핍될 ..

스토리1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