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334

궤변의 꽃

궤변의 꽃이 만발한 공화국에서우리는 어떻게 궤변에서 진실로, 분열에서 연대로 나갈 수 있을까?궤변(詭辯, sophistry)이란 얼핏 들으면 옳은 것 같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둘러대어 논리를 합리화시키려는 허위의 변론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말도 안 되는 말을 가리켜 ‘궤변’이라 해야 할 것이다.온갖 거짓말이 참말로 둔갑하여 온 나라를 들쑤셔 대고, 선한 사람들의 양심에 무서운 빨대를 꽂아 착혈과 수혈을 서슴지 않고 있다. 혼란과 혼란이 거듭되는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 경제, 사회적 무질서 속에서 끊임없이 위기 경고를 보내고 있다. 끝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국가가 되고 있다. 이 불안정으로 주가는 급락했고, 환율 불안정은 외환 위기가 코 앞에 와 있어 경제는 끝없이..

스토리1 2025.01.04

슬픈 시대의 괴물 출현기

2024년 겨울 묵시록- 조광호신부때는 2024년 12월 3일. 엄동의 한밤중무궁화 나무에 썩은 오징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이 무슨 해괴하고 불길한 징조인가?오징어 게임 영화에 나오던 ‘얼굴 큰 여자’를 쏙 빼닮은 외눈박이 큰 얼굴,아니, ‘외눈박이 얼큰’이 아닌가?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이게 무슨 일인겨?잠자리에 든 온 국민에게 ‘오징어 게임’ 비상을 거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다.지금부터 내 맘에 안 드는 놈들과 나를 괴롭히며, 까부는 놈들은 모두 꼼작 마라움직이면 가만 안 놓아둘 거다’아직도 잠이 덜 깬 사람들과 달콤한 선잠에 취한 사람들은서로 어깨를 흔들며 내 정신이 옳은가?내가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비비고 코를 비비며하하 저놈..

스토리1 2024.12.18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

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요.저와 마찬가지로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 이었습..

스토리1 2024.12.13

어젯밤에...!

어젯밤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온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들이대는야만적이고 기습적인 경악의 막장 드라마 계엄 선포는끔찍하고 놀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그러나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어떤 모양으로든지모든 가해의 흔적은 남는다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전시 사태 국가비상사태의 대응하는계엄 선포가 아니라오히려 엄청난 비상사태를 만들고 있었다.무장한 계엄군이 의사당을 장악하려는 위법적 난입으로의사당 창문을 깨부수고 국회 본회의장 난입을시도하려는 순간은 모든국민 가슴에 총부리를 대는 순간이었다.어찌하여 이 모양이 됐는지어찌하여 사람이이 모양이 됐는지신군부 보다 더 유치찬란한 위법적 사태는 반헌법적 폭거로단순 우발사건으로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된다.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상태에서그냥 넘어가면. 그 너머 또 다른 일곱 마..

스토리1 2024.12.04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기쁨의 날, 종말!사흘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와 진눈깨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늘 잔잔하던 바다도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표지판이 넘어지고, 그간 용케 버티고 있던 단풍들도 모두 떨어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가을에서 한겨울로 넘어온 느낌입니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이 세상 것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물건들도, 죽고 못 살던 인연들도, 목숨처럼 중요시 여겼던 일도, 직책도, 사랑도, 젊음도 다 사라져간다는 것입니다.따지고 보니 끝도 없이 순환을 거듭하는 자연, 부침을 거듭하는 인간사야말로 인생의 참된 깨우침을 주는 큰 스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예수님께서도 이러한 진리를 명확히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이..

스토리1 2024.11.29

작고 가난한 사람들 앞에 허리를 숙이는 섬김과 봉사의 왕,

왕이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어찌 보면 세상 불쌍한 존재가 왕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것은 빛깔 좋은 개살구나 비슷합니다. 나라 전체를 책임지고 있으니, 그의 머릿속은 수백 가지 근심 걱정거리들로 가득합니다. 나라가 태평성대면 괜찮은데, 세상의 나라가 어디 늘 그럴수가 있겠습니까? 어떤 때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고, 어떤 때는 예기치 않았던 대참사도 벌어지고, 이웃 나라들 지속적으로 찝쩍대고, 차라리 왕이고 뭐고 다 던져 버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할 것입니다.세상의 모든 왕들이 겪는 고초입니다. 세상의 왕권이라는 것, 그렇게 부질없는 것이고, 보잘것없는 것이고,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그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자질이나 품성이 지극히 결핍될 ..

스토리1 2024.11.24

상징, 인간 문명의 잃어버린 언어

상징, 인간 문명의 잃어버린 언어 조광호신부현대인은 상징의 세계를 잃어버렸습니다. 과학적 실증주의와 합리적 사고를 지나치게 숭배한 결과,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고, 보이지 않는 깊이와 초월적 의미를 간과하게 되었습니다. 상징(symbol)은 단순한 신호(sign)가 아닙니다. 그것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실재를 연결하는 다리이며, 인간의 내면과 초월적 진리를 통합하는 언어입니다.인간은 **"상징적 동물"**입니다. 언어, 예술, 종교, 신화, 과학과 같은 인간의 모든 문화적 활동은 상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상징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며, 인간을 물리적 존재를 넘어 영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이끄는 도구입니다. 그..

스토리1 2024.11.21

날리고 날리고 날리면

. 조광호 신부 날리고날리고 날리면 불이 날 수가 있다.몇 해 전 남쪽 대통령이 ‘날리면’이라는 비속어 ‘말풍선’을 날려, 나라 안팎이 시끌시끌하였다.올해엔 북쪽 최고지도자란 사람이괴물 같은 오물 풍선 ‘날리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이제 그 시끄러움은 밤을 새우는확성기 괴성으로 분계선 남쪽 주민들은극심한 불면으로 괴로워하고 있다.허리가 동강 난 나라우리의 분단을 단순히남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우리의 분단은 결코강대국 이해타산의 희생물이 된 것이 아니다.오늘 우리의 분단은 해방과 함께 신탁과 반탁으로 서로 갈라져 싸우던권력다툼의 결과란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이 반민족적 역사적 잘못을 잊어서도 덮어서도 안 된다.바로 이 권력다툼의 결과가피와 눈물로 얼룩진 분단 70년의 역사다.권력을 탐한..

스토리1 2024.11.18

예술에 대한...

예술에 대한 놀라운 몰이해                        조광호 신부  우리는 전시장에서 아주 낯설지 않은 현상을 만난다. 추상 표현적인 그림 앞에서 “저기 있는 황소 대가리 같은 검은 색채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 저기 저 비틀어서 있는 사람은 왜 닭대가리 위에 서 있나요”하고 질문하는 사람들 앞에 당황하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한강의 소설에 대하여 세상이 보는 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싫어하고 헐뜯으며, 그 수상이 슬프고 부끄럽다는 사람들도 있다.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 편에서 서 그 이론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내가 ‘슬프고 부끄러운 것’은 예술에 대한 놀라운 무지와..

스토리1 2024.11.14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마르틴 부버(1878-1965)의 [나와 너]는 '대화철학'의 저서입니다. 거의 백 년 전 유럽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지금 우리 삶의 자리에서 절실함을 더하는 '오늘을 위한 고전'이라 하겠습니다. 평생 교육과 공동체적 삶을 통하여 사상을 실천한 사람이라는 점도 모든 이에게 호소력을 갖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라는 구절은 이 책을 주제를 잘 요약합니다. 만남은 깊이 있고, 정신과 감성과 영혼이 깃든 대화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진정한 대화는 남에게 부수적인 존재로 '너'를 보는 게 아니라 "나와 너"라는 '근원어' 안에서 자라납니다. '나' 와 '너' 의 관계성 안에서 타인을 대하고 경청하며 말을 건넬 때 인간적 만남이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스토리1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