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50

친구를 워해/ 이순아

친구를 위해 이 순 아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음성을 듣고 싶어도 참고만나고 싶어도 참는다짝사랑은 아닐것이다어느 누가 눈길 한번 안 준 사람을 사랑하겠는가!그래도 슬픈 신비가 아픈 가슴을 에워싼다로렌 헤리스 작품에 그리움의 시 한편 실어 괌람객 없는 시화전을 열어하늘에 계신 그분께 초대장을 보냈다곧 하늘에서 답이 왔다.그의 그림과 같은 시를 쓰라고,나도 그분과 함께 거닐며하늘의 신비 캐내어그의 그림과 같은 시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영혼의 속삭임으로 만나는 친구를 위해.위 시는 친우이자 교우이자 사우인, 이순아도미니카님이 내게 보낸 카톡 문구다.다리가 아파서 외출을 못하고 지내는 지가 반 년을 넘기고 있어 현충원 벚꽃 필 때 님의 ..

나의 이야기 2025.05.08

부활의 언덕

부활의 언덕,그 침묵의 성채아래서나자렛예수님당신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는데저희는 높은 곳을 향해 서로 밟고 올랐습니다세상의 정상에서 영광을 꿈꾸며 형제의 등을 디뎠습니다저희는 그 섬김의 손길을 외면한 채 달려갔습니다당신이 죽음의 골고다를 오르실때저희는 죽음을 피해 숨 가쁘게 달렸습니다생존만이 삶의 이유라 굳게 믿었습니다당신은 십자가를 향해 의연히 걸어가셨는데저희는 그 순명의 걸음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습니다저희는 상처받은 가슴에 철옹성 같은 벽을 쌓았습니다아무도 들이지 않겠다며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당신은 찔린 옆구리를 활짝 여셨는데저희는 그 흘러내린 구원의 물줄기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저희는 한 방울 눈물도 아끼며 강인함을 가장했습니다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패배라 여겼습니다당신은 피와 물을 남김없이 ..

나의 이야기 2025.04.25

죽음이 삶의 마지막이 아니다

ㅡ결코 *죽음*이 우리 삶의 마지막 말이 아니다ㅡ조광호신부님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지만, 현대인에게 이 개념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로 남아있습니다. 단순히 죽은 육체가 다시 살아나는 물리적 현상으로 부활을 이해하신다면, 그것은 성경이 말씀하시는 부활의 온전한 의미를 놓치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학 전통과 사도 바울로의 가르침을 통합적으로 살펴 봅시다조금 성급하지만 결론 부터. 말하자면부활은 단순한 육신의 회복이 아니라 우리 존재와 우주전체의 근본적 변화와 최후의 완성을 말합니다 성서에서 예수부할사건 외에 부활에 대한그 핵심 가르침은 사도 바울로의 코린토전서 15장입니다사도바울로는부활에 관한 가장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하십니다. 그분은 부활의 역사성을 강조하시면서도, 부활한 몸의 본질에 대한 심..

나의 이야기 2025.04.20

노년은 새벽이다

.노년은 새벽이다 /조광호노년은하루의 끝이 아니다.그건 오히려새벽의 문이 열리는 순간.모든 소음이 잠든 틈,심장소리마저 조용해질 때비로소삶은 본래의 빛을 드러낸다.젊은 날에는 보지 못한 별빛이그제야 창문에 닿고,굳었던 손등 위로첫 새의 노래가 스민다.세상은 이제야말없이 말을 걸고,나는 처음처럼조심스럽게 숨을 쉰다.노년은지는 해가 아니라떠오르는 내면의 태양.가장 고요한 찬란함이이제야 시작된다..#이사야 46:4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

나의 이야기 2025.04.19

내가 시를 쓰는 이유

시를 쓰는 것과 시를 아는 것, 이 둘은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것이라 시를 안다고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시를 쓰는 시간은 나를 만나는 일이다. 한 줄 한 줄 내 삶의 한 부분을 도려내는 살갖이다.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한 방편이니 시는 내 분신이다. 시가 넘쳐나고 시인이 늘어나는 이 시대에 나의 넋두리가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해 주고 기억해 준다면 아웃사이더는 면하지 싶다. 어렵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천부적인 감성과 디엔에이가 필요한 것이라고 번번이 나는 뒷걸음질 친다. 이집트 종살이하듯 어두운 , 미련하고 공허함으로 이루어진 나의 공간들이 내 심신을 갉아먹고 있을 때 끊임없는 사랑을 준 이들이 있어, 그 어두운 심연에 낚싯줄을 던져 메타포를 건져 올리고, 오브..

나의 이야기 2024.04.15

시집 [연리지 되어] 발간, 축사

[축사 말씀] 안녕하세요? 김주혜입니다. 먼저 시집 연리지가 되어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제게 축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황귀옥시인님 고맙습니다. 돌이켜보면, 황귀옥님이 오늘날 시인으로 등단하시고 이렇게 시집까지 내시기까지 제일 기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바로 저일 겁니다. 그러니까 20여년 전 황귀옥시인을 만난 건 하느님의 지시였다고 믿습니다. 당시 황시인께서는 몸도 마음도 매우 아프신 상태로 삶의 의욕까지 상실해 있는 시기였습니다. 성당 교리교사의 임무로 하느님을 알려 드리라는 수녀님의 지시에 따라 무심코 방문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댁을 방문하여 황귀옥 님의 모습을 본 나는 하느님을 알리기 전에 예쁜 딸과 인자한 남편에게 몸이 편찮으시니 짜증을 내시는 모습을 보..

나의 이야기 2024.03.15

4번째 시집 [파르티타 6번] 상재하다.

김주혜 시인, 신작 시집 『파르티타 6번』 발간 김주혜 시인, 신작 시집 『파르티타 6번』 발간 영성의 깨우침과 예술미학의 성취 고독한 내면탐구, 생명과 존재의 파동 김주혜 시인의 신작 시집 『파르티타 6번』이 문학아카데미시선 32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은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에는 고명수 시인(전 동원대 교수)의 해설 「고독한 내면탐구의 미학적 성취」가 수록되었다. 고명수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고통과 희망의 사회적 연대를 꿈꾸는 시인의 미학적 성취가 더욱 넓고 깊어져서 디지털 환경 속에서 피폐해져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영성적 깨달음과 감동을 주기를 기대한다”며 새시집 발간의 의의를 새겼다. 더불어 박제천 시인은 “삶의 무상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교직하면서 겹쳐지는 영성의 깨..

나의 이야기 2022.10.14

정숙자시인의 티스토리에 조명한 글 캡처

시간을 그리는 남자 - 로만 오팔카 김주혜 바닷가, 검은 물떼새 날아가는 모래사장 한 남자가 흰 물감을 흠씬 묻힌 붓을 들어 검은 캔버스에 하얀 숫자를 풀어놓는다 로만 오팔카를 닮은 남자, 검푸른 바닷물에서 하얀 시간을 끄집어내려는 듯 그의 흰 셔츠 등판에 늘어진 검은 머리카락까지 흰 붓끝이 되어 눈부시게 흔들린다 막 가라앉기 시작하는 검은 시간들이 붓끝으로 몽땅 끌어올려져 하얀 시간이 되어 검은 캔버스에 쌓인다 어두운 내 시간도 꺼내 그의 붓끝으로 던져버렸다 하얗게 채워지는 희망의 숫자들 하얀 나비 떼가 검은 캔버스에 가라앉자 하얗게 드러나는 숫자, 숫자들 마침내 그가 붓을 놓는다 비로소 완성되는 다가오는 시간, -전문 (p. 191) * 로만 오팔카(Roman Opalka, 1931-2011, 80세..

나의 이야기 2022.09.02

공간시 낭독회 소장전에 나온 내 손편지/ 정숙자시인

공간시낭독회 회원 소장전에 나온 내 손편지 정숙자 시인 등단 이후 줄곧 편지를 써왔다. 개인이 발간한 시집이나 수필집, 기타 어떤 책이든 내 집주소와 이름, 보내는 분의 사인이 들어있는 책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신을 띄웠다. 한두 번 정도 빼먹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없지 않았던 게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런데 내 편지라는 것은 등단 이후뿐 아니라 초등 4년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한글을 반듯하게 쓸 수 있게 되면서부터 출발된 셈이다.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각지에서 부쳐오는 친척들의 우편물에 즉답했고, 점차 동네 할머님들의 편지까지 대필하게 되었다. 뿐일까, 중매가 깨어진 앞뒷집 언니들의 처지를 대필해주어 혼인이 성사되기도 했고, 나중에는 종단에서 파면 위기에 몰린 스님의 ..

나의 이야기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