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창밖에 새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기에 먹이(귀리)를 실외기 위에 뿌려 놓았다. 다음날 아침 실외기 위를 보니 놓아둔 모이가 다 없어졌다. 바람에 날라갔나? 의심하면서도 혹시나 지빠꾸리나 뱁새, 까마귀 들이 와서 먹었을지 몰라 반가운 마음에 근 한 달 넘게 실외기 위에 뿌려주면서 어느 새가 와서 먹었나 살폈으나 유난했던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건만 번번히 모이는 다 없어졌다. 바람에 실려나갔으면 한두 개라도 남았을 텐데 한 개도 남아있지 않으니 분면 새의 짓이려니 하고 허실삼아 매일 모이를 놓아주었다. 언젠간 내 눈에 띄겠지 하면서....
그런데 오늘 아침이었다. 창밖에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서 부리나케 창문가를 살피니 글쎄 까치 한 마리가 두리번두리번 두려운 몸짓으로 모이를 황급히 쪼아먹고 있는 게 아닌가. 황급히 폰을 찾아 촬영을 하니 날개를 펴고 짹짹짹하며 후다닥 날아갔다. 아! 범인은 너였구나.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하고 날아가긴 하네! 소심한 까치야! 왜 그리 황급히 도망가듯 날아가니? 반갑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내 창가에서 좀더 놀면서 트로트라도 한없이 불러주지! 까치보다 까마귀가 난 더 반가울 거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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