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포도나무, 포도의 눈물

주혜1 2008. 10. 21. 08:19

 

    포도나무, 포도의 눈물 김주혜 우리가 와인글라스를 부딪칠 때 당신은 와인밖에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 너머까지 봅니다. 당신의 눈속에 든 나를 보고 그 눈동자에 고인 눈물을 봅니다. 포도가 열린 나무를 보고, 그 나무가 맞아야 하는 비바람을 봅니다. 열매를 딴 손,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으로 가야 할 철새를 보고 그 철새사 짝을 만나기 전에 가지고 있었던 색을 봅니다. 당시의 입술에 닿는 와인에 취해 내 눈물은 너무 멀리 흘러가 또 하나, 바다 위의 글라스가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