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그 날, 그 시간, 그 어둠

주혜1 2008. 10. 21. 08:26

      
      그 날, 그 시간, 그 어둠
                                  김주혜
      해가 저문다.
      주위에 빛나던 것들 서서히
      빛을 추슬러도
      모든 사물들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적막이 길게 가로지르고,
      새들도 둥지를 찾아 떠났다
      어둠이 내리나
      둘레의 꽃들은 향기를 잃지 않고 있다.
      바람은 대낮보다 더 싱그럽고
      풀향기는 새벽처럼 짙게 속삭인다.
      차리리 흐르는 눈물방울
      그 투명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
      한 마리 반딧불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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