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일몰, 매실주 항아리를 여니

주혜1 2009. 2. 3. 18:08

    
    

    일몰, 매실주 항아리를 여니 김주혜 열어볼 시기를 넘긴 매실주 항아리를 열었다 울컥, 갇혀있던 거품 같은 기억들이 뿌글뿌글 올라와 눈앞을 흐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간 밖으로 흘러넘치는 끈적끈적한 아픔들 한때는 알알이 기쁨이었던 흔적들이 햇살도 꺾인 비좁은 형틀에 갇혀 밀려나는, 입 주위로 울컥울컥 올라오는 토혈을 닦아주며 다 쏟고 가볍게 떠나가라고 곧 뒤따라가니 외로워 말라고 위로하며 어르며 가슴을 쥐어뜯으며 천벌처럼 하루를 견뎌내야 하는 남은 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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