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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코스를 시작으로 제주 올레길을 가다

주혜1 2010. 6. 29. 23:20

장마가 시작된 제주 올레길, 망설이다가 더위를 피하는 길은 빗속을 걷는 길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나와 김수자씨, 우리 둘은 빗줄기를 즐기기로 하고 기꺼이 떠났다.

처음 신청한 여행사에선 캔슬됐다는 통보를 받고 처음엔 더위에 걸을 생각에 저어되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고 접으려 했으나

김수자씨가 누군가! 그녀는 한 번 결행한 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바꾸지 않는 것을! 오, 그대여 멋진 결정에 지금 감사드리오

올레길 여행사에 그녀가 신청하여 가게 된 이번 여행은 내가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나의 승리의 날이니...!

 

새벽 6시 김포공항을 출발하여 제주 공항에 도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장마전선에 더위에 신청자가 없어

고작 일행이 우리를 포함하여 달랑 4명이었다. 붐비는 걸 싫어하는 나는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불렀으나

기사에겐 '적자이시겠어요' 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기사는 '어유, 우린 한 명이라도 떠납니다' 하고

경쾌하게 대답하여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곤 곧바로 외돌개에서 우리를 떨구어 놓고는 기사는 가버렸다.

 

이제 우리는 말표시로 된 파란색 표지판이나 파란색 화살표, 그리고 나무에 걸어둔 파란색 리본만을 살피며

7코스의 고독한 길을 떠나야 한다. 빗줄기는 거세지고 나는 큰아들, 작은 아들이 사준 코오텍스 자켓만을 믿고 걷기를 시작하였다

단 5분도 걷지 않는 평소의 내 실력으로 앞으로 다섯 시간을 어떻게 걸으랴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나를 시험해 보는 계기도 되고 내 체력의 한계도 궁금하고, 또...자연과 한 통속이 되어 걷고 또 걸으며 ..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비와 함께 걷는다는 그 행복감으로 나는 해낼 것 같은 , 아니 해내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또 다졌다.

 

 

 

 

 

 

 

 

 풍림 리조트에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비는 그 기세를 더욱 뽐내고..

 

 

 식사가 끝나고 리조트 뒷길을 따라 다시 올레길로 접어들었다. 폭포처럼 흐르는 물줄기와 파랗게 풀옷을 걸친 나무들이 반가워 커피를 들고 한 컷 기념으로 순간을 남기고.. .

 

 

 이 아름다운 자연을 위하여 두 손 들어 만세!! 를 외치는 수화당 김수자!

 

 

 내 초록 자켓과 어울리는 풍광에 빗줄기를 손바닥으로 받으며... 비를 주시는 하늘에 감사!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이는 주민들을 만나 반가운 환대를 받으며...그들이 남긴 길바닥 메시지를 찰칵!

 

 

 

 솟대들의 행진! 참 고즈넉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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