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은 대단했다.
끝도 없는 원시림의 지붕은 고요했지만
그 안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약육강식의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색다른 정글 트레킹이 이어졌다.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온 후
다시 정글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배에서 내려 첨벙첨벙 물에 빠지며 좁은 계곡을 걸었다.
신발이 젖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물속에서 혹은 정글 어디선가
아나콘다처럼 거대한 뱀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다.
그 와중에도 정글의 틈을 비집고 촘촘히 비추는 하늘빛은 아름다웠다.
계곡을 20여 분 걸었을 때,
길은 끊기고 작은 폭포가 나타났다.
우리는 아나콘다에 대한 두려움은 잊은 채
옷도 벗지 않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물장구를 치고 놀다가
웃옷을 벗어서 나뭇가지 위에 올려두었다.
옷이 말라가는 사이 서울에 대한 그리움도 잠시 잊었다.
컴퓨터도, 원고도, 빡빡한 다이어리도 다 잊었다.
그래, 기억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
이제는 가끔 잊으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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