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아
과학과 현실의 이름을 들먹여가며 이 가엾은 수사학을 조롱하지 말아다오
나는 마침내 내 자신의 생명만으로 자족할 숭 ㅓㅄ고, 생명과 더불어 아늑하지
못하다. 그리고 이 부자유만이 나의 과학이고 현ㅅㄹ이다.
나는 나의 부자유로써 나의생명을 증거할 것이다.
살아서 아름다운 것들은 나의 기갈에 물 한 모금 주지 않았다
그것들은 세계의 불가해한 운명처럼 나를 배반했다
그러므로 나는 가장 빈곤한 한 줌의 언어로 그 운명에 맞선다.
나는 백전백패할 것이다.
한 자루의 연필과 더불어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의 절벽 앞에서 몸을 떨었다
어두워지는 갯벌 너머에서 생명은 풍문이거나 환영이었고
나는 그 어두운 갯벌에 교두보를 박을 수 없었다.
나는 아무 겻에도 닿을 수 없는 내 몸이 갯벌의 이쪽에 주저앉아 있었다
목숨은 기어코 감미로운 것이다.
이 문장은 그대가 써다오
여행은 기다림이다
오지 않을 것에 대한 기다림은 고통이지만
찾아올 시간에 마냥 기다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시간은 바보가 될 수 없다
깊은 산속 샘물이 절로 솟아오르듯
나뭇잎이 스스로 물들어가듯
그리움으로 물들어가는 기다림은
결코 바보일 수가 없다
아니 그런 일로 바보가 된들 어떠랴
여행이란
다음 생에서가 아니라 이 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는 일이다
모래폭풍 속의 황량한 자갈밭을 슬픔 없이 걷는다
아직 길 위에 있는 사람들아 너무 외롭거나 아프지 마라
세상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 있고 못 만날 사람이 있지만
세상 끝에 걸쳐 눈이 눈물처럼 빛나는 그대의 여행은 언젠가 끝이 날 것이다.
사라지지 말고 이 말을 가슴에 새겨다오 오래오래 당신은 여행생활자다.
나그네 시름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지리산으로 돌아오라 우리 산은 부드럽고
섬진강이 지금도 너를 기다리지 않느냐 착한 아이들아 돌아오라
혼자 여행을 가면 자기 성찰을 하게 된다 쓸데 없는 고민도 하고
내면의 깊은 곳을 뚫어져라 볼 시간과 여유 그리고 감정을 갖는다.
죽음을 정복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인간의 가치는 승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승리를 향한 몸부림에 있다
좀더 분투하다보면 승리를 향한 몸부림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보상을 비웃으며 용감하게 살다 죽는 것 인간의 가치는 오직 이것뿐이다.
그리고 세 번재로 훨씬 더 힘든 것이 있으니
당신을 기쁨과 긍지와 무용으로채워줄 보상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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