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사건
얼마 전 도서관 앞에서 일어났던 황당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막내 아이가 가끔 도서관에서 책이나 DVD를 빌려보곤 한다. 그 날도 대여기간이 끝나는 날이었다. 마감일이 지나면 연체료를 내야 하기에 빨리 반납을 해야 했다. 아내는 “또 연체료 내지 말고 빨리 갖다 주고 오세요!”라고 했지만, 나는 “알았어 저녁 먹고 반납 할께!” 대답했다. 눈이 와 길이 미끄러웠다. 아내의 “운전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조심해서 차를 몰았다.
마침 도서관 앞에 주차한 나는 급한 마음에 반납할 책과 DVD를 주워 들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문을 닫는 순간 “아뿔싸!” 자동차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어, 이게 아닌데”, “갑자기 어쩐 일이지”, “분명히 자동차가 내 눈 앞에서 앞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었다. 순간 자동차로 다가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 아니 문이 잠겨 있었다. 가만히 보니 키 박스에 자동차 키가 꽂혀 있지 않은가. “아니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갑자기 별의별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짧은 순간이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라는 말 보다 ”이러다가 사고 나면 수리 비용이 최소 수천 불이 깨질 텐데!” 보험료 걱정이 앞섰다. 바로 2~3m 앞에 다른 차가 주차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한 왼쪽으로 또 다른 차가 지나가는 것이었다. “오, 주여”… 하면서 있는 힘을 다해 자동차가 앞 차에 부딪히지 않도록 방향을 틀려고 시도했다. 하나님의 은혜인지, 다행히 차가 비껴나갔다. 또한 마침 도서관 옆에 제설 작업을 한 뒤라 눈이 높이 쌓여진 곳으로 차가 부딪히고 멈추어 섰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저절로 말이 나온다. 잠시 한동안 정신이 나간 듯이 서 있으니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묻는다.”Are you all right?” ”Can I help you something?”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I’m okay. Thank you anyway!”라고 대답하면서 보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또 한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키가 자동차 키 박스에 있으니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와 달라고 전화로 부탁을 하였다. 지인은 “알겠습니다. 바로 가지요!” 했다.
지인에게 전화를 해놓고 보니, 예전에 L.A. 총회에서 목사님과 커피를 마시면서 주고 받던 말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말인즉, 어떤 목사님 왈, “자동차에 키가 꽂혀 있을 때 AMA(미주지역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다 비상상황 발생시 긴급으로 출동해 도와주는 멤버쉽 시스템)를 부르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고 “. 그 분은 자기도 신기한 일이라며 경험담을 애기한다. “자동차 원격 키를 가진 사람 즉 아내나 가족이 집에 있다면, 전화를 하여 전화기에 대고 원격 키를 누르면 자동차 문이 열린다”는 조금은 믿기 힘든 애기였다.
누구든지 자동차 문이 잠기면 황당할 수 밖에 없다. “아, 까짓것 본전이지. 그래 한번 시도해보자!”필자는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당신 자동차 원격 키로 전화기에 대고 눌러봐!”라고 말했다. 동시에 필자는 내 셀폰을 자동차 키 박스에 있는 유리창 가까이 댔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계속하여 셀폰을 안 쪽으로 향하면서 자동차 도어를 살펴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자동차 도어의 잠금 장치가 위로 올라가 있지 않은가.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면서 연신 기뻐했다. 정말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
바로 지인에게 전화를 하여 자동차 문이 열렸으니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자동차 원격 키를 가진 가운데 필자와 같은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위의 방법을 사용해 보시길. 생활의 지혜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는 것이 힘’이라 했다.
이제 긴장이 풀렸다 하는 순간 왼쪽 손목이 무지 아팠다. 통증이 심했다. 자세히 살펴 보니 손목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자동차가 저절로 움직여 앞 차와 부딪히려는 찰나 두 손으로 안간 힘을 다하여 자동차를 밀면서 방향을 틀어주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간 것 같다. 그러함에도 사고를 비켜가게끔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생각하고 감사하니 또한 하나님이 지혜를 주신 것이다.
캘거리 한인 맑은물 문학 <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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