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두 번이란 없다/ 심보르스카

주혜1 2013. 5. 28. 18:28

두 번이란 없다

                        -쉼보르스카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떄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흘러가야만 해

흘러간 것은-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