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 백성들에게 건네신 말씀은 참으로 특별했습니다.
많은 구약의 예언자들 가운데 그 어떤 예언자도
예수님처럼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유다인들에게는 예수님의 말씀은
때로 큰 스캔들이 되기도 했고, 때로 큰 흥미꺼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때로 예수님의 말씀은 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때로 그 말씀이 꿀처럼 감미로웠습니다. 때로 생명수처럼 시원했습니다.
때로 산들바람처럼 신선했습니다. 때로 쌍날칼처럼 날카로웠습니다.
때로 비수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가
대대적인 회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특별한 예수님의 말씀이 있었는데,
이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유다인들 사이에
큰 말다툼까지 벌어졌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 유다인들은 예수님과 제자들,
초대교회 공동체 사람들을 '식인습관'이 있는
인간도 아닌 무리로 여겼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 성체성사의 제정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어 표현 안에서 '살'과 '피'는 한 인간의 생명 전체,
인간 전체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시는 성체성사에
온전히 참여할 때 우리는 비로서 참된 생명을 지닌
진정한 인간이 될 것입니다.
광야에서 유다 백성들은 만나를 먹음으로써
기근을 피하고 생명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 굶주림의 충족,
그로 인한 생명의 유지는 지극히 한시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통해 얻게 되는 생명은
만나보다 훨씬 우월합니다. 만나를 먹었던 사람들은
단 한명도 남김없이 다들 세상을 떴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통해 영하게 되는
빵을 먹는 사람들은 영원히 살것입니다.
역사 이래 수많은 인간들이 갈구해왔던 꿈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오래 오래 사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영원히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통해서 말입니다.
성체를 받아모심으로 인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과 영원히 변치않는 관계를 맺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오는 생명으로 영원히 사는 것처럼
성체를 받아모시는 사람은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생명으로 또한 영원히 살것입니다.
이토록 은혜로운 성사가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유한한 인성이 영원한 신성에 참여하는 길이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한 인간이 하느님성, 그리스도성, 신성,
영원성에 완전히 참여하고 일치할 수 있는 성사,
그래서 이 땅에서부터 영원한 생명을 맛보는 성사,
우리를 영원히 살게하는 축복의 성사가 바로 성체성사인 것입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영하는 사람의 영혼은
예수 그리스도로 온통 채워집니다. 뿐만 아니라 그분에게서
샘솟는 시원한 생명수를 원없이 받아마십니다.
성체를 영한 사람 안에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히 머물러계십니다.
따라서 경건하게 성체를 영한 한 인간 존재 자체는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요, 또 다른 성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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