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픈 이야기

성녀 비비안나

주혜1 2017. 7. 3. 16:31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성녀 비비안나 (1)


비비안나 성녀는 동정녀이며 순교자이시다. 그 이름은 “가득한 생명”이라는 좋은 뜻이 들어있는 이름이다.

성녀 비비안나는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가 일으킨 박해 때 주님을 증거하며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고문을 받고 순교하였다. 부친은 플라비아누스이고 모친은 다프로사이며, 동생은 데메트리아였는데 모든 가족들이 순교성인이 된 열심한 가정이었다. 온 가정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하고 죽기까지 따랐다.

플라비아누스는 박해를 받던 신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로마에 있는 자신의 집에 피신처를 마련하였고, 의로운 사람으로서 힘을 다해 신자들을 위로하고 도움을 베풀었다. 신자들은 그에게서 든든한 보호를 받았고 그를 모범으로 삼았다. 박해자가 보낸 군대가 그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플라비아누스는 모여 있던 신자들에게 성녀 아녜스의 모범적인 순교기록을 읽어주고 있었다. 그는 태연한 모습으로 주님을 위해 수난 당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체포되어 죽음을 당하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긴 집안이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다프로사가 역시 재판관 앞에 끌려 나가 심판을 받고 두 딸과 함께 집안에 감금되었다. 아무 음식도 주지 않고 굶게 만들면서 박해자는 가족들이 신앙을 버리게끔 압박하면서 배교하고 로마의 우상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괴롭혔다. 그러나 세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 수 없었다. 그들은 놀라운 신앙의 힘으로 더욱 강해졌다. 집정관은 다시 다프로사를 끌어내어 배교하게끔 위협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다프로사를 참수형으로 살해하였다. [2016년 4월 3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문화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성녀 비비안나 (2)


이제 부모로부터 많은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자라난 두 딸들만 홀로 남게 되었다. 박해자는 그들의 재산을 다 빼앗았기 때문에 그들은 곤경을 겪게 되었다. 심판관은 그들을 배교시키려고 여러 가지 약속과 꼬임수로 노력하였으나, 모든 시도가 그녀들의 확고한 신앙 앞에서는 아무런 효력을 가질 수 없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 주님을 참 하느님으로 고백하였다. 집정관은 그들을 겁주기 위해서 고문하는 기구들을 늘어놓고 보게 하였다. 말을 안 들으면 그 기구들을 사용하여 고통을 주겠다고 협박하였다. 연약한 동생 데메트리아는 그동안에 받았던 여러 고통으로 쇠약해진 상태로 그 순간 목숨을 잃고 쓰러졌다.

이제 모든 증오는 비비안나에게 쏟아졌다. 아프로니아누스 집정관은 자기의 사명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이 가정의 가족을 하나도 황제의 명령에 따르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는 비비안나를 어느 창녀집으로 보냈다. 그 창녀는 여러 비열한 속임수로 정숙한 처녀 비비안나의 정결함을 부숴버리려고 했다. 그 유혹을 성녀 비비안나는 믿음의 밝은 빛과 놀라운 정덕으로 물리쳤다. [2016년 4월 17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문화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성녀 비비안나 (3)


집정관은 비비안나를 간질환자들과 미친 사람들을 가두어 놓은 방에 집어 넣었다. 그러나 그 집정관의 계략과는 달리 그들은 비비안나에게 하나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곳에서 비비안나는 많은 환자들을 낫게 하였고, 악이 선으로 변화되는 일이 일어났다.

마침내 집정관은 비비안나를 기둥에 묶어놓고 죽을 때 까지 채찍질을 하게 명령하였다. 집행인 중에 한 사람이 날카로운 비수로 죽어가는 비비안나의 가슴을 찔렀다. 비비안나의 시신은 야생 개들에게 던졌는데, 개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사제 한 분이 비비안나의 시신을 거두어 어머니와 동생이 묻혀 있던 무덤에 안장하였다. 그 무덤 위에 신자들은 363년경에 경당을 세워 순교자들을 공경하며 전구를 청하곤 하였다. 467년에 그곳에 동정녀이며 순교자 성 비비안나 성당이 세워졌다. 그 성당 안에는 비비안나 성녀가 묶여 채찍질을 당했던 그 기둥이 보존되어 있다.

비비안나 성녀에 대한 공경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별히 독일과 스페인에서 공경을 받고 있으며, 성녀에게 봉헌된 수많은 성당들이 이를 증명한다. 성녀 비비안나는 간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수호성인이며, 또한 알콜중독자, 두통, 쥐가 잘 나는 사람들과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주보성녀로 공경을 받는다.

교회는 비비안나의 축일을 12월 2일에 지낸다. [2016년 4월 24일 부활 제5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문화동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