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1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기쁨의 날, 종말!사흘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와 진눈깨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늘 잔잔하던 바다도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표지판이 넘어지고, 그간 용케 버티고 있던 단풍들도 모두 떨어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가을에서 한겨울로 넘어온 느낌입니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이 세상 것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물건들도, 죽고 못 살던 인연들도, 목숨처럼 중요시 여겼던 일도, 직책도, 사랑도, 젊음도 다 사라져간다는 것입니다.따지고 보니 끝도 없이 순환을 거듭하는 자연, 부침을 거듭하는 인간사야말로 인생의 참된 깨우침을 주는 큰 스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예수님께서도 이러한 진리를 명확히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이..

스토리1 2024.11.29

작고 가난한 사람들 앞에 허리를 숙이는 섬김과 봉사의 왕,

왕이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어찌 보면 세상 불쌍한 존재가 왕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그것은 빛깔 좋은 개살구나 비슷합니다. 나라 전체를 책임지고 있으니, 그의 머릿속은 수백 가지 근심 걱정거리들로 가득합니다. 나라가 태평성대면 괜찮은데, 세상의 나라가 어디 늘 그럴수가 있겠습니까? 어떤 때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고, 어떤 때는 예기치 않았던 대참사도 벌어지고, 이웃 나라들 지속적으로 찝쩍대고, 차라리 왕이고 뭐고 다 던져 버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할 것입니다.세상의 모든 왕들이 겪는 고초입니다. 세상의 왕권이라는 것, 그렇게 부질없는 것이고, 보잘것없는 것이고,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그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자질이나 품성이 지극히 결핍될 ..

스토리1 2024.11.24

상징, 인간 문명의 잃어버린 언어

상징, 인간 문명의 잃어버린 언어 조광호신부현대인은 상징의 세계를 잃어버렸습니다. 과학적 실증주의와 합리적 사고를 지나치게 숭배한 결과,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고, 보이지 않는 깊이와 초월적 의미를 간과하게 되었습니다. 상징(symbol)은 단순한 신호(sign)가 아닙니다. 그것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실재를 연결하는 다리이며, 인간의 내면과 초월적 진리를 통합하는 언어입니다.인간은 **"상징적 동물"**입니다. 언어, 예술, 종교, 신화, 과학과 같은 인간의 모든 문화적 활동은 상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상징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며, 인간을 물리적 존재를 넘어 영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 이끄는 도구입니다. 그..

스토리1 2024.11.21

날리고 날리고 날리면

. 조광호 신부 날리고날리고 날리면 불이 날 수가 있다.몇 해 전 남쪽 대통령이 ‘날리면’이라는 비속어 ‘말풍선’을 날려, 나라 안팎이 시끌시끌하였다.올해엔 북쪽 최고지도자란 사람이괴물 같은 오물 풍선 ‘날리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이제 그 시끄러움은 밤을 새우는확성기 괴성으로 분계선 남쪽 주민들은극심한 불면으로 괴로워하고 있다.허리가 동강 난 나라우리의 분단을 단순히남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우리의 분단은 결코강대국 이해타산의 희생물이 된 것이 아니다.오늘 우리의 분단은 해방과 함께 신탁과 반탁으로 서로 갈라져 싸우던권력다툼의 결과란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이 반민족적 역사적 잘못을 잊어서도 덮어서도 안 된다.바로 이 권력다툼의 결과가피와 눈물로 얼룩진 분단 70년의 역사다.권력을 탐한..

스토리1 2024.11.18

예술에 대한...

예술에 대한 놀라운 몰이해                        조광호 신부  우리는 전시장에서 아주 낯설지 않은 현상을 만난다. 추상 표현적인 그림 앞에서 “저기 있는 황소 대가리 같은 검은 색채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 저기 저 비틀어서 있는 사람은 왜 닭대가리 위에 서 있나요”하고 질문하는 사람들 앞에 당황하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가 한강의 소설에 대하여 세상이 보는 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싫어하고 헐뜯으며, 그 수상이 슬프고 부끄럽다는 사람들도 있다.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 편에서 서 그 이론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내가 ‘슬프고 부끄러운 것’은 예술에 대한 놀라운 무지와..

스토리1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