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추억이 행복의 샘이 될 때

주혜1 2020. 8. 2. 18:23
요즘 '레트로' 라는 단어를 많이 붙일 때가 있습니다. 이 복고취향의 단어로 사람들은 마음의 풍경을 엿보며, 어쩌면 간직하고 싶은 추억, 찾고 싶은 소망을 그리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이라는 프랑스영화가 떠올라 다시 보았습니다.
50년대말 알제리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쟈크 드미 감독의 뮤지컬 영화입니다. 이십 대 초반의 '까뜨린느 드뇌브' 를 세계적인 스타가 되게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직 사랑을 간직하고 지켜갈 힘이 없을 때 나눈 첫사랑이 사라져가고, 그럼에도 각자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쟈크 드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전쟁을 반대하는, 그리고 무엇이든 행복을 파괴하는 무언가에 반대하며 ' 극도의 즐거움, 정제된 즐거움' 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가 타계한 후 그의 아내이며 영화감독인 아녜스 바르다(1928-2019 )에 의해 재개봉되면서 새롭게 인식되기도 하였습니다.
바르다는 자신의 삶과 영화세계에 대해 세 편의 자서전적인 다큐멘터리에서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주 '지금도 그리워하고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 이라 부르는 쟈크 드미에 대한 추억을 말하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가가 촉촉해지는 장면들에서 어떻게 추억이 '행복의 샘'이 될 수 있는지를 느끼게됩니다. 추억으로 회귀하거나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추억이 지금 여기서 행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되게 하는 힘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 바위들 사이에 작은 샘이 있고, 그 샘은 마르지 않죠. 이 철없지만 집요한 낙관주의는 제 행복의 원천이기도 해요."
바르다의 머리글처럼 녜트로의시대에 추억에서 오늘의 행복을 위한 샘물을 길어오는 지혜와 넓은 마음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에서 까뜨린느 드뇌브가 주제곡을 부르는 장면을 다시 감상해 봅니다.
ㅡ 최대환 세례자요한, 대신학교 생활지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