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왜시를 쓰는가우연히수 십 년 전해묵은 노트에서습작 시 하나를발견했다계절에 어긋난 서정이지만그냥버리기 아까워폐친들과 나눈다ㅡㅡㅡ사람들은왜 시를 쓰는가영원히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사라져버릴 감정들을 언어로 박제해서 영원히 간직하려는 아주 오래 된인간의 갈망철저히유한 속에 갖힌 인간에게.어쩌면이 욕망은처절 하기 그지 없는 끝내 해갈치 못하는욕망이기에 아름답다ㅡ어쩌면 슬퍼서 더 아름답다눈이 내린다밤새위눈이 내린다동토의 산하를적막으로 덮더니낡은 초가 같은내 혼의 추녀 끝에그윽한신의 숨소리 밤 새워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