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억장憶丈

주혜1 2006. 11. 24. 18:25
 

                                 億丈억장


                                                                    김주혜


 

  10년 동안 자리 잡힐 대로 잡힌 봉분을 파헤치기로 했다. 背山臨水 左靑龍 右白虎

누가 봐도 명당자리에 아버지집을 짓고,잊을 만하면 술 석 잔 뿌리고 효녀인 양 살다가.

죽을 듯이 삶에 지칠 즈음 아무래도 이 팔자가 꼬인 것은 명당값도 못하는 조상탓인 것

같아 아버지집을 허물기로 했다. 한 삽 한 삽 퍼올리는 동안, 시간의 켜를 허물고 나는

아버지를 따라가겠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10년 동안 아무도 몰래 흘린 눈물로 흠뻑

젖은 채 오들오들 떨고 계신 아버지를 붙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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