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고 싶을 땐 옥수수 귀걸이를 하고
저녁 바다를 본다
바다가 포도주를 마시고
흐물흐물 다리가 풀릴 때면
오징어를 굽는다
살아있다?
등부터 구부린다
낚시바늘에 꿰어 올라올 때도
빳빳하던 고개 푹 숙인다. 둥글게
이빨 빠진 접시 위에 올라앉은
소금기 가득한 그의 얼굴.
마른침을 삼키며
둥글게 접힌 그의 다리에 손을 댄다
미워하는 힘으로 버틴다. 단단하게.
정지된 시간, 침묵.
그 마지막 절대 공간에서
그가, 오징어가
지금 내 몸을 질겅질겅 뜯어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