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그러나 아무도

주혜1 2007. 5. 26. 09:52

 그러나 아무도

 

전철을 기다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를 뒤로 밀며

옆으로 젖히며 전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내 처례구나

하며 들어서려는 순간, 전철 문은 닫히고 유리창 안에서 그들은

나를 쳐다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저들이 왜 나를 쳐다보는 걸까.

아 참, 그렇지. 깜짝 놀라 나는 오른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보냈습니다.  나를 용서한 사람,

내가 떠난 사람, 내게 아픔을 알게 한 사람, 그리고 바라만 보던

사람...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내게 손을 흔들며 답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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