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일몰. 7 -왜가리 - 김주혜 강기슭에 앉아 서풍이 전해주는 빛깔을 본다 물기서린 두 뺨을 스치며 물결을 흔들고 붉게 물든 그림자를 거스르는 바람아 너는 누구를 위해 술잔을 드는가 흐트러진 머리카락 올려주며 눈물 닦아주던 사람아 어느 산 계곡을 돌아 생이 다 닳아버린 이곳까지 와서 떨어진 꽃잎 밟으며 서 있는가 천형처럼 한 쪽 발 들고 비상하는 왜가리의 외마디 비명이 흐려진 술잔에 부딪쳐 떨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