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미타쥬박물관은 겨울궁전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에르미타쥬란 은신처란 뜻을 가진 말로 처음엔 예까째리나2세의 개인박물관이었다.
또한 이 박물관은 세계3대 박물관으로 제정 러시아 황제들이 머물던 겨울궁전을 미술관으로 사용하였다. 전시장을 보려면 그 거리가 약 30km정도나 되며 120개의 계단에 전시품이 약 300만점(하루에 8시간씩,또 보는데 10초만 소요해도 3-4년은 걸리는 분량)이상이니 대단한 숫자에 압도당했다. 처음에 황금마차(표트르대제가 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마차)를 보고나서 요르단 계단으로 올라가서 고딕양식인 서재와 예까째리나 황금응접실 전쟁영웅방(131명의 초상화) 대연회장 서유럽 기사의방 라파엘화랑 등을 보았는데 그중에서 전쟁영웅방의 초상화실에서는 니콜라이 1세,니콜라이2세(마지막황제),예까째리나2세의 초상화를 보았고 미술감상은 빛의화가인 렘블란트의 작품,스타이제르(새를 파는 사람),르노와르,루벤스(땅과 불과의 만남), 마티스,로댕(로미오와 줄리엣),우리나라의 김흥수화백의 그림도 있다는데 ...
요르단 계단
마티스의 Dance.
생각보다 대작인 이 그림 앞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일행들을 놓쳤다. 가이드의 당부가 생각났다. 이곳은 미로와 같아서 자기 뒤통수만 쳐다보고 따라와야 한다고, 그리고 만약 잃어버리면 아무 한국인 가이드에게 자기 이름을 대면 핸들폰으로 연락이 닿을 거라고. 그리고 또 잃게 되면 입구 화장실을 찾아서 기다리라고.. 일행을 잃은 나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가이드의 말을 떠올리며 찾을 수 있겠거니 하고 느긋하게 혼자서 관람에 열중하였다. 그러나 웬걸,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인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고, 시간은 흘러 미술관 문이 닫히려는지 안내원들이 커튼을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때서야 나는 관람을 포기하고 일행을 찾아 나섰으나 쉽지가 않았다. 안내원들 하나같이 영어를 모르는 것이었다. 급기야 Body language, 러시아말 화장실 뚜왈렛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화장실을 찾는 줄만 알고 엉뚱한 화장실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러시아에는 소매치기도 많다는데 이거 큰일이다 싶어서 그래도 화장실에서 볼 일도 보고, 가슴을 추스른 다음 핸드백은 가슴에 품고 다시 묻기 시작했다. 이번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찾았다. 처음 마티스방에서 일행을 잃어버렸으니 거꾸로 가자. 마티스방을 지나고 피카소방을 지나고 고갱, 고흐, 르느와르...여기서 또 방향을 잃어버렸다. 미로가 끝이 없었다. 이제야 말로 큰일이다 싶었다. 나 때문에 일행의 출발이 늦어진다면 그 눈총을 어떻게 감당하랴 .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안내원들에게 손짓발짓을 하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홀로 됐다. 나는 코리안 그룹을 찾아야 한다. 또왈렛이 어디냐? no,no,no,no Entrance gate 또왈렛(입구 화장실)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느냐...그러자 그들이 러시아 말로 뭐라고 뭐라고 했다. 역시 손짓 발짓으로. 나는 그 손짓 발짓을 기억하면서 왼쪽 오른쪽을 돌고 돌아도 제지리에 오기 일쑤이며 도무지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당황하면 안 된다 속으로 추스리며 난처한 표정으로 안내원에게 다시 묻고 있으니 관람객 중 젊잖은 할머니 한 분이 영어로 방 번호를 가르쳐 주면서 자세히 일러주는 게 아닌가. 띄엄띄엄 알아들은 말을 기억하며 차근차근 찾아가니 드디어 요르단 계단이 나오고 계단을 내려가 입구에 닿으니 반갑게도 우리 일행들은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평화로운 게 아닌가. 나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서 정신이 없었으나 속으로 다행이다. 내가 길을 잃은 줄을 아무도 모르는구나 하고는 친구들 틈으로 조용히 다가가서는" 너 나 길 잃어버린 거 모르지? " 하고 조용히 말을 했다. 그러자 이 친구가 큰소리로 " 야! 너 어디 갔었어? 우리 가이드 못 만났어? " 하는 게 아닌가! 그녀의 비명소리에 일순 조용히 설명을 듣고 있던 일행들의 눈이 일제히 나에게로 쏟아지면서 한 마디씩을 하는 게 아닌가! 아뿔사 일이 크게 벌어졌구나! 그러나 가이드에 의해 끌려온 게 아니라 내 발로 찾아왔으니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를 찾아나섰던 가이드가 연락을 받고 땀을 뻘뻘 흘리며 나타났다. 미안했다. 참,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다. 아르미타쥬 박물관은 이번 여행에서 나에겐 가장 귀중한 곳이었으며 이곳을 보러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결국 마티스가 고흐가 그리고 부르델이 내 발목을 붙잡는 바람에 길을 잃는 헤프닝을 벌이고 말았다. 그러나 뒤돌아 보니 밋밋한 것보다 백배는 낫다는 생각이다.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지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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