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비너스]The Toilette of Venus,
1644~48년경, 캔버스에 유채, 122 * 177cm
National Gallery, London
기록에 따르면 이 그림은 처음에 에스파냐 국무대신의 아들인' 카르피오'를 위해 그려졌다고 한다.
운좋게도 이 비너스는 벨라스케스의 누드 그림 가운데 유일하게 불타버리지 않고 살아남았다.
철저한 카톨릭 국가인 에스파냐에서 이교도의 신을 그것도 나체로 그린다는 것은
엄청난 스캔들을 불러일으킬만한 사건이었다.
당시 나체화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화가를 1년간 유배형에 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왕이 이 그림을 너무나 사랑했던 탓인지 어쨌든 이 비너스는 그 무시무시한 종교재판을
무사히 피해 오늘날 우리 눈앞에 아름다운 자신의 뒷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 비너스는 티치아노의 걸작 < 우르비노의 비너스>와 함께 서양 미술사에 나타난 비너스 가운데
가장 도발적인 누드화로 거론되며, 후대 수많은 거장이 그린 비너스의 표본이 되었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물의를 불러일으킨 마네의 <올랭피아>도 피렌체에서 그려진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화장하는 비너스>의 관능적인 마력 또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다.
화장하는 비너스는 감상자의 눈앞에 번듯이 뒤돌아 누운 채 거울 앞에서 이미 보여지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비너스가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는 제 3의 시선,
즉 이그림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거울 앞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남자는 예술가나 소유자, 여자는 모델이라는 역할 구조가
미술사에서 당연한 전통으로 굳어져왔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을 바라보는 그 밖의 여성들도 그림 속 여성을 통해 자신의 여성스러움을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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