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그날, 그 시간, 그 어둠

주혜1 2011. 5. 10. 08:55

그 날, 그 시간, 그 어둠

 

                             김 주 혜

 

해가 저문다

주위에 빛나던 것들 서서히

빛을 추슬러도

모든 사물들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적막이 길게 가로지르고

새들도 둥지를 찾아 떠났다

어둠이 내리나

둘레의 꽃들은 향기를 잃지 않고 있다

바람은 대낮보다 더 싱그럽고

풀향기는 새벽처럼 짙게 속삭인다

 

차라리 흐르는 눈물방울

그 투명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

한 마리 반딧불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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