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종이 접기

주혜1 2011. 6. 16. 08:40

 

종이접기

 

                김주혜

 

하늘 가는 구름 위에

비행기 접어

여린 가슴 부풀리고

 

할매 손길 생각나면

목이 긴 황새 접어

봉분 위로 날리고

 

언제나 물기 닦는 아버지 무덤가에

바지 저고리 접어

들꽃 잔치 벌이고

 

저린 가슴 사이로 바람이 일면

종이배 접어

꿈의 한끝 띄운다

 

갈  수 없는 자리

불러도 닿지 않는 마음

접어야 할 종이도 다한 이제는

말접기 하며 눈을 감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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