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스크랩] 어느 어머니의 일기

주혜1 2012. 4. 18. 11:03


어느 어머니의 일기




미안하구나,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이 글은 오늘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모습인것 같습니다.

신판 고려장인 요양원에 버려진 어느 어머니의 일기입니다.

한번쯤 생각할수 있는사연이기에...

출처 : 송운 사랑방 (Song Woon Art Hall)
글쓴이 : 지연 원글보기
메모 : 어느  어머니의 일기

미안하구나,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 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 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 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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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신판 고려장인 요양원에 버려진
어느 어머니의 일기입니다.

여기 이 어머니는 바로 세상 모두의 어머니요
나의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아니 나의 미래의 모습입니다
결코 낯설고 귀찮은 늙은이가 아니지요.

이 어머니 또한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고
아름다운 청춘과 사랑의 시간이 있었던 한 사람이란걸
우린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웠던 세월을 한 번 즐기지도 못하고
지아비와 우리들에게 빼앗긴 모진 삶의 주인공이란걸....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음은
바로 우리들의 어버이가 계셨기에 가능하단걸....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뒤의 당신의 모습은 어떨까요?
가령이 가져다 준 질환과 고통으로 힘든 당신께
또 다른 미어지는 불효의 아픔을 가져다 드려 정말
이 죄스러움 어찌 다 할까요?

우리들을 용서하지 마시옵소서!
어여쁘신 당신....
진정 당신의 삶과 그 모습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