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붉은 점 모시나비의 이야기

주혜1 2013. 11. 5. 17:57
    붉은 점 모시나비의 이야기 김주혜 처음에 나는 방울이었어요. 초록꽃 위에 한 점 이슬이었어요. 푸른 맥줄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호흡이었어요. 바람이 몹시 부느 어느날 동그란 나의 집이 깨어지고 내 몸이 자라고 있었어요 바람도 빛도 나를 멀리 했어요 나는 한 마리 벌레라 불리웠어요 껍질을 벗으며 몇 번씩 탈바꿈도 해봤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점점 불어났어요 나는 나를 버리기로 했어요 많은 사람들을 용서하기로 했어요 혼자서 견딘 그 시간들도 잊기로 했어요 마디마다 숨겨놓은 내 혼의 소리 그 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반점이 박힌 숨막히는 기쁨의 날개를 달고 싶었어요 그것이 나의 마지막 기도였어요.
출처 : Joyful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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