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
인 연 - 최택만
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한줄기 바람이 되는 것이며
바람의 짓들이 삶의 짓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바람이 될 고요함이 죽음이다
인연이라는 것은
세상을 내려다 보는 한조각 구름이 쏟아내는 비에 젖는 일이며
구름의 짓들이 인연의 짓들이다
봄은 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었고
그 길목 어디쯤에 내가 있었고 네가 있었다.
피는 것도 지는 것도 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였고 네 마음이 였어라
바람난 마음의 절반은 꽃을 따라 떠나고
절반의 미련이 남아 꽃가지에 파란싹을 티운다.
계절도 가고 나도 가지만 그 길은 세상안에서 맴도는 것
이별인가 싶어 서러울 쯤 찾아드는 만남
인연인가 싶어 사귈때 쯤 마음을 빼았아 가는 또 다른 인연
사랑하여 뜨거울 쯤 이별은 필연으로 오고
나는 이 길로 가고 너는 저 길로 가버린다.
나도 너를 기다리지 못하고
너 또한 나를 기다릴 수 없는 운명의 길목
그 길목 어디 쯤 있을 목로주점에서
놀라운 인연으로 만나 그대와 오늘은 한잔의 봄을 마신다.
나는 너를 두고,
너는 나를 두고 가야할 운명의 술에 취해
우리는 목메인 노래를 부른다
영겁의 어느 곳에서 또 다시 만날
그 놀라운 인연을 기약하며
너를 안아본다.
너를 안고 목메인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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