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할애비가 살았던 어린 시절은 말이다 - 임보 어리석은 무리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외로운 사람들이 많았단다 이어지는 흉년과 공출로 곡식을 잃고 끼니를 거르며 굶주리고 살았단다. 그러나 길을 가다가도 목이 마르면 개울물을 손바닥으로 움켜쥐어 마셨단다 젊은 여인들이 아무데서나 가슴을 열고 그들의 새끼에게 자랑스레 젖을 물렸단다 나막신 짚신도 귀찮아서 그냥 맨발로 들판을 뛰어다녔단다 어머니가 손수 지어주신 무명, 삼베 고이 적삼을 입고 살았단다 티브이도 냉장고도 자동차도 없었지만 이웃들과 오순도순 잘 지냈단다 통조림 햄버거 핏자 아이스크림 대신 칡뿌리나 찔레순을 씹으며 놀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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