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성체화 ^^*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한 주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셨나요?
저는 신학교 신부님들과 울릉도를 다녀왔습니다.
학기를 마친 신부님들이 잠시 쉬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저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울릉도 야생화를 좀 많이 찍을 욕심을 갖고 갔는데
그렇게 하진 못했습니다.
다른 신부님들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남은 시간에 사진을 찍다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적은 아가씨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래도 한 학기 동안 수고한 신부들을 위해서
제가 작은 봉사라도 할 수 있었으니까
제게도 이번 울릉도 연수가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은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미사를 드릴 때마다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하면
“아멘!”하고 응답하면서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내가 받아 모시는 이 빵이 그리스도의 몸임을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그런데 말로는 쉽게 고백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주
‘정말 이것이 그리스도의 몸일까?’ 하는 의문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형제 자매님,
신자들만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미사를 드리는 사제들도 가끔은
“내가 뭔데, 내가 미사를 봉헌하면 빵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피로 변화된단 말인가?” 하는 의문을 갖기도 하나봅니다.
제가 이태리에서 생활할 때, 몇 번을 별렀지만 가보질 못하다가
이태리를 떠나기 바로 전날 오르비에또라는 도시에 가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도시의 주교좌성당에 전시되어 있는 ‘피 묻은 성체포’를 보기 위해서 입니다.
그 성체포의 내력은 이렇습니다.
1263년 프라하에서 사목을 하던 독일인 베드로 신부님이 계셨는데,
미사 도중 성변화에 대한 의심이 자꾸 들었답니다.
그래서 미사를 드리는 것도 신자들에게 성체를 영해주는 것도 무척 힘들었답니다.
그래서 주교님을 찾아가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로마로 성지순례를 가서 베드로 사도의 무덤에서
자신의 그런 약한 믿음을 위해서 전구해달라는 기도를 드리고 올 수 있도록
허락을 얻고 로마로 성지순례를 나섰습니다.
당시의 성지순례는 걸어서 가는 방법뿐이었습니다.
낮에는 종일 걷고 저녁이 되면 수도원이나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그곳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해결하고 또 종일 걷기를 반복하면서
로마로 매일 걸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베드로 신부님은 로마에서 가까운 볼세나에 도착해서 저녁이 되었기에
성 크리스티나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내가 뭔데 내가 미사를 드린다고 이 빵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가 된단 말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이 미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는 기도를
계속하면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성변화가 끝나고 성체조각을 성혈에 넣기 위해서 성체를 쪼개는데
갑자기 성체포 위에 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놀라서 손을 보니까 한 손의 성체는 빵의 형상으로 그대로 있는데,
다른 손의 성체는 사람의 살덩어리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는 너무 놀라서 그 성체를 성체포에 둘둘 말아서 감춰두고 도망을 쳤습니다.
다음 날 그는 크게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당시에 오르비에또에 계시던 우르바노 4세 교황님께 보고했습니다.
교황님은 즉시 오르비에또 주교님을 파견해서 그 성체를 모셔오게 했습니다.
모셔온 성체를 받아든 교황님은 바로 기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듬해 곧 1264년에
성체성혈 대축일을 모든 교회의 축일로 지내도록 공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르비에또 주교좌성당에 그 성체포를 보관해두었습니다.
색이 바래긴 했지만 아직도 핏자국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신자들과함께 이태리 성지순례를 하면서
볼세냐의 성 크리스티나 성당도 방문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기적이 일어났던 제단을 봤습니다.
믿기 어려워하는 우리가 믿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기적을 보여주신 것이죠.
그러니까 이제 형제 자매님도 오늘부터는 미사 때 아무런 의심을 갖지 마시고
“아멘!”하고 자신 있게 성체를 모십시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우리는 왜 성체를 모십니까?
무엇보다도 성체로 오시는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6-57)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서로 내재하고 내가 그리스도의 힘으로 산다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놀랍지만 “내가 성체 즉, 또 다른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형제 자매님은 “아니 신부님! 인간이 어떻게 그리스도가 될 수 있습니까?”
하고 반문하실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인간을 하느님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성체의 고유한 효과이다.” 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 알벨또 성인은 우리가 이 신비를 좀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두 개의 것이 합쳐져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끌어올려 자기화 한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가 모시는 성체 곧, 그리스도의 몸은 부활하신 몸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몸,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몸입니다.
그러니 성체가 내 안에서 소화가 되어 나의 살과 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성체가 나를 성체로 변화시킵니다.
그런데 아무런 조건도 없이
누구나 성체를 모시기만 하면 성체로 변화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디다케와 초대 교부들의 가르침을 종합해보면,
세례를 받을 것,
그리스도교 교의 특히 성체성사에 대한 교의를 믿을 것,
은총 중에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고백성사를 받을 것,
형제와의 일치를 원할 것,
교회와 또 주교와 일치되어 있을 것
등등 조건이 많습니다.
이제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늘 기억하고 그런 준비를 하고
성체를 모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간단하게 정리를 해줬습니다.
“거짓된 사람 안에서는 성사가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한다.
거짓된 사람이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말을 바꾸어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성사가 올바른 효과를 내는 것은 진실한 사람 안에서다.”
형제 자매님,
세례를 받은 우리의 속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겉 즉, 드러나는 말과 행동이 하느님 자녀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체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하느님 자녀답게
곧, 그리스도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느끼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즉 우리가 성체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면 쉬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내가 누구를 도와줄 때, 당연히 그 사람을 위해서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갖고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내가 또 다른 그리스도로 변화하기 위한 조건이기 때문에
아주 기쁘게 행할 수가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그렇게 기쁘게 사랑을 실천하며 성체를 모실 때,
성체는 우리를 또 다른 성체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약하기에 기적을 바랍니다.
그러나 성체가 나를 성체로 변화시키는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성체를 모심으로써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이 엄청난 기적을 체험할 것입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남산동 유스티노 교정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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