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주혜1 2014. 8. 5. 13:45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김순이

 

맨살의 얼굴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로울 때마다
바다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바닷가 태생
구름에서 일어나 거슬러 부는 바람에
쥐어박히며 자랐으니
어디에서고 따라붙는 소금기
비늘되어 살속 깊이 박혔다
떨치고 어디론가
떠나보아도
되돌아오는 윤회의 파도가
내 피 속에 흘러
원인 모를 병으로 몸이 저릴 때마다
찾아가 몸을 담그는 나의 바다
깊은 허망에 이미 닿아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몸이 되엇을 때
나는 바다로 돌아가리라
소리쳐 울리라
제주바다는
맨살의 얼굴로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不醉不歸   (0) 2014.08.06
도화 아래 잠들다  (0) 2014.08.05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김태정  (0) 2014.06.14
실망했던 세상/ 이생진  (0) 2014.06.05
이 할애비가 살았던 어린 시절은 말이다/ 임 보  (0) 201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