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김순이
맨살의 얼굴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로울 때마다
바다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바닷가 태생
구름에서 일어나 거슬러 부는 바람에
쥐어박히며 자랐으니
어디에서고 따라붙는 소금기
비늘되어 살속 깊이 박혔다
떨치고 어디론가
떠나보아도
되돌아오는 윤회의 파도가
내 피 속에 흘러
원인 모를 병으로 몸이 저릴 때마다
찾아가 몸을 담그는 나의 바다
깊은 허망에 이미 닿아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몸이 되엇을 때
나는 바다로 돌아가리라
소리쳐 울리라
제주바다는
맨살의 얼굴로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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