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사랑 김주혜 말라버렸다. 혈관 속을 흐르는 붉은피톨의 따뜻함도 동공속을 떠다니던 시린 얼굴도, 가슴을 흝어내리던 얼음 조각들도 모두 사막의 모래가루에 뒤덮여 버렸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 다짐했건만 어쩌자고 제 몸속의 물방울들을 죄다 쏟아주고 사방이 막힌 방안에 갇혀 하늘로 삿대질만 해대고 있나. 잊을 만하면 모래 한 줌 뿌리고 도망가는 사랑아. 한 번씩 휘돌아가는 어지럼증에도 펄펄 끓고 있는 뜨거운 발림에는 어쩔 수 없이 마른 가시바늘이 되어 제 가슴 찌르고 있구나. 마른 하늘에 대고. |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학생들에게 주어진 여름 숙제 (0) | 2015.08.07 |
---|---|
My Own Life (0) | 2015.02.25 |
[스크랩] ‘인터스텔라’ 속 시간지연, 지구에서도 매일 일어난다 (0) | 2014.12.02 |
詩와 철학과 茶道/ 문광훈 문학평론가. 충북대교수 (0) | 2014.11.28 |
김현승 시의 '가을'과 '차'/ 유성호 (0) | 2014.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