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의 정원
ㅡ성모성월에 바치는
김주혜
해마다 오월이 오면,
가장 아름다운 꽃을 어머니께 바치겠다고
약속한 정원을 돌아봅니다.
부끄럽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앓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가슴만 쓸어달라는 응석받이로
올해도 자갈과 잡초만이 무성합니다.
그러나 보세요.
저희가 돌보지 않는 동안에도
사랑의 샘물로 키우신
오색찬란한 정원에 어머니 서 계십니다.
감사의 눈물로 꽃다발을 엮어
어머니 머리에 둥근 화관을 바치며
뜨거운 애가로 회개합니다.
내 앞에서 펑펑펑 마음껏 울어 보거라
내 앞에서 쾅쾅쾅 마음껏 가슴을 쳐 보거라
내 앞에서 하하하 마음껏 웃어 보거라
어머니 다시 약속합니다.
성모님 발아래 타오르는 촛불처럼
뜨거운 그 사랑 기억하며,
날마다 신비의 정원을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