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이 부르는 노래 김주혜 햇살이 탱글탱글 구르는 연잎, 그 넉넉하고 아늑한 초록 무늬 속에는 너무 밝은 빛과 너무 깊은 어둠이 빚은 아픔이 있다. 붉고 흰 정결한 꽃잎 속에는 고즈넉한 휴식의 묘약이 있다 세상을 휘젓고 돌다 온 바람 앞에 조용히 움직이며 부르는 노래가 있다. 여리디 여린 꽃봉오리 속 짧게 머문 교감, 그 가볍지 않은 만남은 너와 나의 만남처럼 다만 쑤실 뿐이거늘 사람들은 그리움이라고 부른다. 닿을 수 없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르는 세레나데 뿌리 속에 꽁꽁 감춘 아픔이거늘 숭숭 구멍 뚫린 상실이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