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시, 너에게

주혜1 2025. 1. 19. 22:07

, 시에게

 

                                        김주혜

 

 너와의 만남은

지구 귀퉁이를 슬쩍 건드리는

역사의 바람이 머무는

씨줄과 날줄이 서로 얽히

심장이 갈라져 고름이 철철 흐르는

고이고이 접어 숨겨둔 시간

슬쩍 펼쳐보이는

동부새가 불어 땅을 녹이는

바닷물이 바위를 깨부수는

더듬이처럼 귀를 세우고,

온몸의 신경세포를 쫑긋거리는

더이상 오지 않는 메시지에 길목을 돌아,

눈물 지르밟고 돌아오는

어떻게 알려야 하나 

가슴 저린 한때를. 평생,

흰옷 입고 다문 에밀리 디킨슨처럼

사랑을 잃고 나는 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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