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미타쥬 박물관에서 길을 잃다
김주혜
에르미타쥬 박물관 천장벽화를 보는 순간
이미 내 발은 공중에 떠있었다
르누아르와 눈인사하고 나오는 길
모네가 우산을 씌워 주며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아래층 부르델과는
고흐의 해바라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햇다
뒤이어 십자가에서 예수를 내리던 루빈스가 달려왔다
예까제리나 2세가 말을 타고 나타나자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이방 저방에서
목이 긴 여인네들이 긴 파이프를 입이ㅔ 물고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났다
마티스가 취기어린 손을 내밀었다
비틀거림 모두가 손을 잡고 돌았다
빙글빙글 춤을 추었다
그리고 나는 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