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방자여사의 회고록 독후감 심사평

주혜1 2021. 6. 11. 20:09

심사평

 

                                                                    김주혜

 

 원장 수녀님으로부터 독후감 심사 부탁을 받고 건네받은 책, 이방자여사의 회고록을 읽으며 한동안 울분과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약소국가로서 겪어야 할 통탄할 현실도 그러하지만, 해방된 조국의 품에서도 정치적으로 외면당하여야 했던 마지막 이왕조의 현실 앞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한, 이 책이 널리 읽혀질 수 없다는 말씀을 듣고 그 역시 풀지 못한 현실이라는 안타까움으로 최종 심사에 오른 16편의 독후감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독후감이란,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의 느낌을 글로 적는 것입니다. 책을 읽은 전체적인 느낌을 제목으로 정하고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주인공의 행동과 나의 행동을 비교하면서 시작하여 가장 역사적 의의 등 감명 깊은 장면을 강하게 나타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깨달은 점, 교훈, 자신의 다짐(비젼)의 순으로 적어 내려가면 좋은 독후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형식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가운데 부분에는 이야기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줄거리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느낌이나 감동 없이 줄거리만 나열한 독후감은 좋은 독후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공모전의 취지는 명휘원 설립 45주년에 즈음하여 이방자여사의 정신이 녹아있는 인보사업의 비젼을 제시하라는 내용을 제시하였기에 심사하기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문장력은 차치해 두고라도 비젼에 충실한 글을 뽑아놓으면 독후감다운 글이 눈에 들어오고, 비젼이 있는 글을 뽑아놓으면 책을 다 읽지 않고 쓴 느낌이 들어 선정하기가 꺼려져서 번복하기를 여러 번하였습니다. 또한 원고지 매수가 평가기준에 제시되어 있지 않았기에 선정의 어려움이 더 컸습니다. 그러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명휘원에서 근무하시는 여러분의 긍지와 자부심이 전해져 이방자여사의 비극적인 삶의 정신이 여러분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는 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최종 심사에 오른 신현수, 김덕순, 임종만, 권정미, 맹석주, 차용찬, 김선희 우보람,  8분의 글을 뽑아놓고 순위를 정하는 데 몇 번씩 번복을 해야만 했습니다. 해서 심상 출신 시인 강초선님과 의논하여 최종순위를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맹석주님의 글은 독후감의 정석을 보인 글이었으나 너무 간결하여 자칫 성의가 없는 것 같아 우보람, 김선희님의 글과 최종적으로 시소게임을 벌였으나 간결하면서도 줄거리 요약하는 솜씨와 자기만의 느낌과 교훈을 발견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뚜렷하여 글의 길이를 제시하지 않은 주최측의 의도를 참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차용찬님의 글은 감동을 넘어서 흥분한 마음이 드러난 것이 흠이었고, 서두와 마무리는 잘 되었으나 아깝게도 줄거리 소개가 건조하고도 너무 길어서 감점 요인이 되었습니다. 김덕순님의 글은 차분하고 성의있게 접근하였으며 주최측에서 제시한 비젼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권정미님의 글은 면면에서 자신의 느낌을 적고 비젼도 보였습니다. 임종만님은 글을 많이 써보신 듯 호흡이 길고, 문장력도 매우 세련되고 시각도 넓고 활달하였으나 어찌보면 책의 내용과 빗나간 듯한 시각이 오히려 감점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방자여사의 비운의 삶을, 영왕과 이구씨의 말년을 드려다 볼 때, 사회지도층(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자리에서 명휘원을 설립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의견이 일치하여 아깝지만 순위를 번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현수님은 우선, 독후감의 정석인 제목을 정하고 쓴 글이라 반가웠고, 서두에 전체적인 책의 느낌을 적으며 시작한 점도 좋았으며 나아가 내용면에서도 논리적인 접근으로 시대적인 배경과 자신의 느낌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부제까지 붙인 점이 훌륭하여 일찌감치 1위로 선정해 놓았습니다. 결국, 신현수, 김덕순, 임종민, 권정미, 맹석주 다섯 분의 글을 최종적으로 선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위 신현수님, 2위 김덕순님, 3위 임종민님, 4위 권정미님, 5위 맹석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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