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10
그가 떠나던 날
그칠 줄 모르고 내리던 비는
내가 잠든 사이 출렁거리는 물결로 나를 안아주고
잠에서 깨기 전에 사라져버렸다
맞은 편 산이 다가왔다 멀어지다가
기어이 빙빙 돈다.
헝클어지는 머리카락, 짓뭉개지는 하늘
그의 입김으로 피고
그의 손끝으로 지던 날들을
손가락 끝에 모아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사랑해
이 한 마디 말의 힘으로
피가 흐르듯 아픈 가슴의 상처를 감싸며
이제는 도망치거나
되돌아갈 수 없는 어둠 속에 앉아
홀로 있다
희뿌옇게 밝아오는
여명의 햇살만이 얼얼한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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