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스크랩] 선인장사랑

주혜1 2005. 7. 10. 09:00
선인장사랑


선인장사랑
김주혜
말라버렸다.
혈관 속을 흐르는 붉은피톨의 따뜻함도


동공속을 떠다니던 시린 얼굴도,
가슴을 흝어내리던 얼음 조각들도

모두 사막의 모래가루에 뒤덮여 버렸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
다짐했건만 어쩌자고 제 몸속의 물방울들을
죄다 쏟아주고 사방이 막힌 방안에 갇혀
하늘로 삿대질만 해대고 있나.
잊을 만하면 모래 한 줌 뿌리고 도망가는 사랑아.
한 번씩 휘돌아가는 어지럼증에도 펄펄 끓고 있는
뜨거운 발림에는 어쩔 수 없이

마른 가시바늘이 되어
제 가슴
찌르고 있구나.
마른 하늘에 대고.















출처 : 선인장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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